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비행 동물, 케찰코아틀루스의 비행과 사냥의 비밀
중생대 백악기 후기 하늘을 지배했던 거대 익룡 케찰코아틀루스의 비행 가능 여부와 독특한 도약법, 그리고 황새를 닮은 육상 사냥 방식까지 고생물학적 논쟁과 최신 연구 결과를 상세히 살펴봅니다.
거대 익룡 케찰코아틀루스의 발견과 압도적인 크기
지구의 역사 속에서 중생대 백악기 후기는 전례 없이 거대해진 생명체들이 육지와 바다를 가득 채우던 역동적인 시기였습니다. 지상에서는 거대한 공룡들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대지가 흔들렸고, 바다에서는 모사사우루스와 같은 거대 해양 파충류들이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하며 무시무시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거대화의 흐름은 비단 육지와 바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의 하늘 역시 또 다른 거대한 파충류가 지배하고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케찰코아틀루스입니다. 이들은 익룡 중에서도 아즈다르코과에 속하는 종으로, 인류가 발견한 날짐승 중 역사상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케찰코아틀루스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71년의 일입니다. 당시 지질학 대학원생이었던 더글라스 로슨은 미국 텍사스주의 빅밴드 국립공원에 위치한 자벨리나 지층을 조사하던 중, 익룡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하고 기이한 날개뼈 몇 점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화석의 크기가 너무나도 압도적이었기에 발견 당시부터 학계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로슨은 이 놀라운 존재에게 아즈텍 신화에 등장하는 깃털 달린 뱀신의 이름인 케찰코아틀과, 미국의 항공산업 개척자이자 전설적인 엔지니어였던 존 노스롭의 이름을 결합하여 케찰코아틀루스 노르트로피라는 학명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당시 로슨의 발견은 과학계의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 생물학 섹션은 물론이고, 뉴욕타임즈의 첫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습니다. 놀라운 점은 최초 발견 당시에 묘사된 이 녀석의 양 날개 폭, 즉 윙스팬이 무려 51피트, 미터로 환산하면 15.6미터에 달한다고 보고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웬만한 중형 전투기나 현대의 경비행기보다도 훨씬 큰 크기였기에 대중들은 물론 과학자들도 엄청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이후에 케찰코아틀루스에 대한 화석 연구가 보다 정밀하고 자세하게 이루어지면서 현재 학계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날개 길이는 약 10미터에서 11미터 수준으로 다소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가진 경이로움이 퇴색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날개를 모두 펼쳤을 때 10미터가 넘는다는 것은, 현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날개를 가진 새인 알바트로스나 과거 신생대에 살았던 초거대 맹금류인 아르젠타비스조차 감히 비교조차 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케찰코아틀루스가 날개를 접고 지상에 똑바로 서 있을 때의 키를 측정해 보면, 현대 육상 동물 중 가장 키가 큰 기린과 거의 비슷한 높이에 달했습니다. 하늘을 나는 생명체의 키가 기린만 했다는 사실은 상상만 해도 온몸에 전율이 돋을 정도로 압도적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거대한 덩치에 비해 몸무게는 최대 250킬로그램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점입니다. 기린의 몸무게가 보통 1톤을 훌쩍 넘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케찰코아틀루스는 덩치에 비해 믿기 힘들 정도로 가벼운 몸을 가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후 학계에서는 하체고프테릭스나 크리오드라콘 같이 케찰코아틀루스의 덩치에 버금가는 거대 익룡들이 대륙 곳곳에서 추가로 발견되면서, 백악기 후기의 하늘은 이들 아즈다르코과 익룡들이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짐승이 과연 어떻게 그 높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고생물학계에서 수십 년 동안 가장 뜨겁게 불타오르는 논쟁거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비행 가능 여부를 둘러싼 고생물학계의 뜨거운 설전
케찰코아틀루스가 하늘의 지배자였다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이들이 정말로 비행이 가능했는가를 두고 벌어진 과학자들의 치열한 공방이 숨겨져 있습니다. 논쟁의 포문을 연 일각의 연구자들은 현대의 새들 중에서도 타조나 에뮤, 펭귄처럼 덩치가 크고 무거운 종들은 하늘을 날지 못하는 것처럼, 케찰코아틀루스 역시 기린만 한 크기에 최대 25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거구였기 때문에 도저히 하늘을 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케찰코아틀루스가 날개는 가지고 있었지만, 닭이나 꿩처럼 지상에서 주로 생활하며 포식자를 피할 때나 아주 짧은 거리만 겨우 도약하는 수준이었거나, 혹은 아예 날지 못하고 평생을 육지에서 걸어 다녔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익룡의 독특한 날개 구조를 살펴보면 이러한 비행 불가능론자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익룡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의 비행 동물들과는 골격 구조가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조류인 새는 세 개의 손가락 뼈가 하나로 단단하게 융합된 곳에 깃털이 촘촘하게 돋아나면서 부채 같은 날개를 형성합니다. 반면 포유류인 박쥐는 엄지를 제외한 네 개의 손가락 뼈가 길게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그 손가락 사이사이에 얇고 질긴 날개막이 돛처럼 붙어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익룡의 골격은 매우 희한하게도 앞다리의 네 번째 손가락 하나가 다른 손가락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길게 진화했습니다. 그리고 오직 이 길쭉한 네 번째 손가락 뼈 하나만을 지지대 삼아 거대한 날개막 전체를 지탱하는 극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네 번째 손가락 뼈가 가해지는 하중을 견뎌내기 위해 통나무처럼 굉장히 굵고 튼튼하게 발달하긴 했지만, 케찰코아틀루스 정도 되는 거대 종의 경우 날개 자체의 무게만 해도 자그마치 70킬로그램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이렇게 기형적으로 크고 무거운 날개를 파덕이며 하늘을 나는 것은 생체역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강한 의문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크고 긴 날개는 분명히 비행에 최적화된 형태로 진화한 것이며, 하늘을 날지 못했다면 그런 거대한 날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반대편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984년, 유명한 항공기 엔지니어였던 폴 매크레디는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케찰코아틀루스의 골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축소 모형 비행기를 직접 제작하여 정밀한 비행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 거대한 익룡이 날개를 위아래로 퍼덕이며 충분히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 내며 비행 가능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2010년 로열 티렐 박물관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도널드 헨더슨 박사에 의해 거센 반박을 맞이하게 됩니다. 헨더슨 박사는 당시 엔지니어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 추정한 케찰코아틀루스의 몸무게가 고작 80킬로그램에 불과했다는 치명적인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케찰코아틀루스의 실제 부피와 골격 밀도를 계산해 보면 몸무게가 최소 500킬로그램에 육박했을 것이며, 이 정도 무게라면 지구 중력을 이겨내고 비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처럼 팽팽하던 몸무게 논쟁은 같은 해 11월, 또 다른 익룡 전문가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최신 과학 기술로 밝혀낸 가벼운 몸과 장거리 비행 능력
도널드 헨더슨 박사의 500킬로그램 중량설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계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LA 자연사 박물관의 마이클 하비 박사와 영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 박사는 공동 연구를 통해 헨더슨 박사가 익룡의 독특한 해부학적 특징을 간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익룡의 뼈는 현대의 새들과 마찬가지로 내부가 텅 비어 있고 가느다란 버팀목 구조로 지탱되는 氣腔(기강) 구조, 즉 공기 주머니가 가득 차 있는 형태를 띠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거대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 뼈의 무게는 유리를 빚어놓은 것처럼 극도로 가벼웠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헨더슨이 추정한 몸무게가 실제보다 2배 이상 과도하게 부풀려졌음을 증명하며, 케찰코아틀루스의 실제 몸무게는 당초 예상되었던 200에서 250킬로그램 수준이 정확하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이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케찰코아틀루스와 비슷한 체중을 가진 현존하는 육상 동물들과 이들의 크기를 시각적으로 비교하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케찰코아틀루스가 덩치에 비해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가벼운 몸을 가졌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가벼운 몸무게가 증명되자 비행 가능성은 급격히 확실시되었습니다. 하비 박사와 위튼 박사는 이들의 정확한 무게와 날개 길이, 그리고 가슴뼈에 붙어 있었을 거대한 비행 근육의 양을 바탕으로 정밀한 컴퓨터 모델링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습니다. 케찰코아틀루스는 일단 하늘에 오르면 약 4,600미터의 높은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었으며, 그곳에서 대기의 상승 기류를 타며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활공 비행을 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심지어 마이클 하비 박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케찰코아틀루스가 몸에 축적된 체지방을 효율적인 에너지 연료로 삼아, 한 번 이륙하면 적게는 8,000킬로미터에서 길게는 무려 32,000킬로미터까지 쉬지 않고 장거리 비행을 했을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까지 펼쳤습니다. 이는 지구 한 바퀴를 거의 도는 수준의 거리로, 대륙과 대륙을 자유롭게 횡단하는 거대한 여객기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2021년 마크 위튼 박사는 이들의 성장 과정에 따른 비행 패턴 변화 가설을 추가로 제시했습니다. 케찰코아틀루스 같은 거대 익룡들은 아직 덩치가 작고 뼈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시절에는 무서운 육식 공룡들의 눈을 피해 숲속이나 대지 같이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 포식자를 따돌리기 위해 짧은 거리 위주로 민첩하게 비행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몸이 완전히 성체로 성장함에 따라 골격 내부의 밀도가 더욱 줄어들고 날개가 극대화되면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비로소 광활한 대륙을 횡단할 수 있는 장엄한 장거리 비행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2022년 도쿄대학교의 동물학자인 사토 카츠오미 박사가 현존하는 아프리카 큰느시나 땅코뿔새의 데이터를 예로 들며 이들이 주로 육지에서 생활하고 비행은 아주 짧게만 했을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지만, 현재 고생물학계의 거대한 주류 의견은 케찰코아틀루스가 백악기의 하늘을 자유롭고 웅장하게 날아다녔던 진정한 비행 능동체였다는 쪽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기린만 한 거구는 어떻게 하늘로 날아올랐을까? 도약의 비밀
케찰코아틀루스가 하늘을 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자, 학계는 곧바로 다음 단계의 거대한 의문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도약 과정에 대한 비밀이었습니다. 아무리 넓고 튼튼한 날개와 강력한 가슴 근육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지상에서 공중으로 몸을 띄우는 최초의 이륙 과정이 없다면 비행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하늘을 나는 동물들에게 있어 이 도약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제자리에서 날개를 퍼덕이는 것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현대의 새들만 유심히 관찰해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새들은 날아오를 때 오직 날개 힘으로만 공중으로 솟구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도약할 때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무려 80% 이상은 날개가 아니라, 단단한 뒷다리의 근육을 웅크렸다가 순간적으로 튕겨내는 강력한 점프력에서 나옵니다. 다리의 힘으로 몸을 공중으로 수십 센티미터 이상 띄워 올린 직후에야 비로소 날개를 펼쳐 공기 저항을 만들고 비행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근본적인 의문이 꼬리를 뭅니다. 무게가 최대 250킬로그램에 달하고 서 있는 키가 기린만 한 이 거대한 파충류가, 과연 어떻게 그 육중한 거구를 지상에서 공중으로 튕겨 올릴 만한 도약력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새처럼 가느다란 뒷다리 두 개만으로 점프를 하기에는 케찰코아틀루스의 상체가 너무나도 무거웠고 다리 뼈에 가해지는 충격도 엄청났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 난제에 대해 마이클 하비 박사는 케찰코아틀루스의 도약 방법이 뒷다리만을 사용하는 새의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전혀 달랐을 것이라는 획기적인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하비 박사는 케찰코아틀루스가 새보다는 오히려 현대의 박쥐와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이륙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박쥐의 움직임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박쥐는 지상을 걸어 다닐 때 뒷다리뿐만 아니라 날개 관절 끝에 달린 앞다리 손가락까지 모두 땅에 대고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 다닙니다.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익룡의 보행 흔적 역시 이와 똑같이 네 발을 모두 사용하여 걸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도약 순간, 박쥐는 가느다란 뒷다리로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짚고 있던 두텁고 강력한 앞다리(날개 근육)를 이용해 지면을 힘차게 밀쳐내며 몸을 공중으로 던지듯 도약합니다. 하비 박사는 케찰코아틀루스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가늘고 약한 뒷다리는 몸의 균형을 잡는 보조적인 역할만 수행했을 것이며, 엄청난 가슴 근육과 연결되어 있는 두껍고 튼튼한 앞다리를 마치 서부의 카우보이가 푸시업을 하듯 지면을 향해 강하게 내지르며 250킬로그램의 몸을 공중으로 붕 띄웠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고양이처럼 앉은 자세에서 뒷다리를 최대한 웅크렸다가 스프링처럼 쭉 펴면서 날아올랐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아직 연구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앞다리를 이용한 사족 도약 가설은 거대 익룡의 이륙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하고 과학적인 이론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청소부인가 강태공인가, 베일에 싸인 사냥법의 진실
케찰코아틀루스의 비행과 도약법 못지않게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수십 년간 격렬한 사상전을 유발했던 또 하나의 흥미로운 주제는 바로 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사냥하며 생계를 유지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1971년 텍사스에서 처음으로 이들의 화석을 발굴했던 더글라스 로슨 박사는 자신이 화석을 발견한 지층의 지질학적 특성에 주목했습니다.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백악기 당시 가장 가까운 해안가로부터 무려 400킬로미터나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깊은 내륙 평원지대였습니다. 게다가 주변을 아무리 조사해 보아도 과거에 거대한 강이나 깊은 호수가 존재했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로슨 박사는 케찰코아틀루스가 물고기를 잡는 동물이 아니라, 현대 아프리카 초원에 살고 있는 대머리황새나 독수리처럼 거대한 공룡들의 싸움 뒤에 남겨진 사체나 죽은 동물의 고기를 찾아 대륙을 배회하던 청소부(스캐빈저)였을 것이라는 첫 가설을 세웠습니다. 기린만 한 크기의 익룡이 하늘을 빙빙 돌다가 죽은 공룡의 사체에 내려앉아 살점을 뜯어먹는 모습은 꽤나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가설은 오래지 않아 텍사스 대학교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완 랭스턴 박사에 의해 전면 반박을 당하게 됩니다. 랭스턴 박사는 현대의 독수리나 대머리황새처럼 동물의 질긴 가죽을 찢고 사체를 뜯어먹는 조류들은 하나같이 부리 끝이 날카롭고 단단하게 아래로 구부러진 갈고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케찰코아틀루스의 부리는 창틀처럼 일자로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 형태로, 무언가를 뜯어먹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구조였습니다. 특히 케찰코아틀루스의 아래턱은 살짝 아래쪽으로 묘하게 휘어져 있어서 위아래 턱을 완전히 맞물려 닫았을 때 중간에 미세한 틈새가 생기는데, 이는 사체 청소부 동물들의 부리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해부학적 특징이었습니다. 이에 랭스턴 박사는 새로운 사냥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케찰코아틀루스가 현대의 집게제비갈매기처럼 바다나 넓은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낮게 활공하면서, 길고 아래가 휜 부리를 물속에 살짝 담근 채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던 물고기를 낚아채는 방식으로 사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스키밍(Skimming)이라 불리는 사냥법은 거대 익룡의 역동적이고 멋진 이미지와 완벽하게 부합했기 때문에,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종 공룡 다큐멘터리와 대중 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며 정설처럼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황새를 닮은 반전 매력, 지상을 걸어 다니며 삼킨 사냥꾼
그러나 대중들을 매료시켰던 거대 익룡의 멋진 낚시꾼 이미지는 2007년에 이르러 또다시 커다란 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국의 Portsmouth 대학교 생태학자인 스튜어트 대런 교수와 마크 위튼 박사는 합동 연구를 통해 기존의 수면 활공 사냥 가설이 생체역학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케찰코아틀루스의 부리와 목뼈 구조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이들이 수면 위를 가르며 날 때 물의 저항으로 인해 목에 가해지는 엄청난 마찰력과 충격을 도저히 버텨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현대의 집게제비갈매기가 수면 사냥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몸무게가 고작 몇 백 그램에 불과하기 때문이며, 생물리학적으로 몸무게가 2킬로그램을 넘어가는 동물은 물과의 마찰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그대로 물속으로 처박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250킬로그램에 달하는 케찰코아틀루스가 그런 사냥을 했다가는 목뼈가 부러지거나 그대로 익사했을 것이 뻔했습니다. 게다가 아즈다르코과 익룡들의 목뼈는 가볍고 길쭉하지만 위아래로 유연하게 구부러지지 않고 다소 뻣뻣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날아가면서 아래의 물고기를 낚아채기에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수많은 가설이 무너진 자리에 마침내 현대 고생물학이 찾아낸 케찰코아틀루스의 진짜 모습은 우리의 예상을 깨는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학계의 정밀한 해부학적 조사 결과, 케찰코아틀루스의 부리와 길고 단단한 목, 그리고 곧게 뻗은 다리 구조는 수면을 가르는 갈매기보다는 현대의 황새나 왜가리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이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멋지게 사냥하기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지상에서 보냈던 것입니다. 이들은 얕은 개울가나 광활한 육지 평원을 기린처럼 커다란 키로 성큼성큼 걸어 다녔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발밑에서 움직이는 물고기나 양서류, 도마뱀, 그리고 심지어 공룡의 새끼 같은 작은 파충류들을 발견하면, 마치 황새가 미꾸라지를 콕 찍어 잡듯이 길고 치명적인 창 같은 부리로 순식간에 내리쳐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케찰코아틀루스는 입안에 이빨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의 새들과 마찬가지로 부리로 붙잡은 먹잇감을 씹지 않고 목구멍으로 홀랑 넘겨 통째로 삼켰을 것입니다. 덩치 큰 공룡 새끼가 기린만 한 익룡의 부리에 찍혀 한입에 삼켜지는 백악기의 풍경은 상상만 해도 기괴하면서도 경이롭습니다. 비록 거대한 파충류들이 하늘을 장엄하게 수놓았던 영광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들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지만, 이들이 남긴 작은 뼈 화석 조각들은 수천만 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리에게 과거 거대 생명체들이 살아 숨 쉬던 경이로운 시간 여행을 선사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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