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개구리가? 엉성한 점프력 뒤에 숨겨진 호박두꺼비의 반전 매력과 진화의 신비
우리가 흔히 아는 개구리와 달리 점프 후 공중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팽이처럼 굴러 떨어지는 독특한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브라질 열대우림에 살고 있는 호박두꺼비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작은 양서류가 왜 이토록 형편없는 점프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청각을 잃은 대신 어떤 놀라운 생존 전략과 번식 비결을 진화시켰는지 흥미진진한 과학적 발견과 개인적인 감상을 곁들여 상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호박두꺼비의 엉성한 점프 실력과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치열한 연구 과정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구리의 모습은 뒷다리의 강력한 근육을 이용해 하늘을 향해 높이 날아오르고, 공중에서 멋지게 몸을 편 뒤에 앞다리와 뒷다리로 가볍고 안전하게 착지하는 역동적인 장면입니다. 시골 논둑이나 연못가에서 개구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을 때마다 번개처럼 뛰어올라 물속으로 쏙 들어가는 녀석들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다들 한 번쯤은 있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가득한 브라질의 깊은 열대우림 속에는 이러한 상식을 완전히 뒤흔드는 아주 이상하고도 귀여운 양서류가 살고 있습니다. 학명으로는 브라키세팔루스 속이라고 불리며, 우리에게는 노랗고 주황빛이 도는 앙증맞은 색상 덕분에 호박두꺼비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개구리들입니다. 이 녀석들은 크기부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습니다. 몸길이가 길어봤자 고작 2센티미터 남짓이고, 그중에서도 유독 작은 종들은 겨우 1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아서 사람의 손톱 위에 올려놓아도 공간이 남을 정도로 미니멀한 체구를 자랑합니다. 워낙 크기가 작고 깊은 숲속 낙엽 사이에 숨어 지내다 보니 최근 들어서야 새로운 종이 계속해서 발견될 만큼 베일에 싸여 있던 생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은 생명체가 전 세계 양서류 행동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유는 단순히 자그마한 몸집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형편없고 엉성한 점프 실력 때문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개구리들은 조준을 하고 도약을 하면 깔끔하게 목적지에 안착하는 반면, 호박두꺼비의 점프 모습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실험 영상을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됩니다. 힘차게 다리를 뻗으며 공중으로 솟아오르는 것까지는 그럴듯하지만, 몸이 허공에 뜨는 순간부터 제어를 전혀 하지 못합니다. 공중에서 몸이 제멋대로 회전하며 앞뒤 좌우로 격하게 흔들리다가, 결국 바닥에 떨어질 때는 등이나 머리부터 땅에 부딪히며 데굴데굴 구르는 탑블레이드 팽이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착지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방비하게 추락하는 모습을 보면 저러다가 어디 부러지거나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설 정도입니다. 도대체 왜 이 양서류는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이토록 엉망진창인 점프 실력을 갖게 되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2022년 이 흥미로운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한 서던 일리노이 대학교의 양서류 행동 전문가 리처드 에세나 박사 연구팀도 처음에는 구조적인 결함에서 원인을 찾고자 했습니다. 호박두꺼비의 발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보통의 개구리들이 다섯 개의 뒷발가락을 가진 것과 달리, 퇴화 과정을 거쳐 발가락이 세 개밖에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도약하는 순간 지면을 밀어내는 발가락의 지지력이 부족하여 다리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공중에서 중심을 잃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개체를 대상으로 무려 138회에 달하는 점프 실험을 정밀 분석한 결과, 실제로 발이 미끄러지는 현상은 전체의 약 10퍼센트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즉, 엉성한 점프와 착지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뒷다리나 발가락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고민하던 연구진은 호박두꺼비가 착지한 직후 항상 몸이 뒤집힌 채 잠시 가만히 있는 행동에 주목했습니다. 자연계에서는 포식자를 만났을 때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뒤집고 죽은 척하는 소위 의사 행동을 하는 동물들이 제법 많기 때문입니다. 쥐나 뱀, 심지어 일부 곤충들도 적을 기만하기 위해 기절한 척 연기를 하곤 하므로, 호박두꺼비 역시 일부러 착지를 개떡같이 몸을 던지듯 수행하여 천적의 눈을 속이려는 고도의 생존 전략이 아닐까 하는 흥미로운 가설이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이 가설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진짜로 죽은 척을 하는 동물들은 포식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참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자세를 유지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호박두꺼비들은 땅바닥에 거꾸로 처박혀 구른 직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곧바로 버둥거리며 뒤집힌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다시 엉금엉금 걸어갔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몸을 가누지 못해 넘어진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결국 다리 탓도 아니고 고도의 연기력 때문도 아니라면, 이들의 몸 내부 깊숙한 곳에 결정적인 원인이 숨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초소형 단골이관과 신체 평형 감각의 한계
리처드 에세나 박사 연구팀은 미궁에 빠진 호박두꺼비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첨단 과학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곳은 다름 아닌 호박두꺼비의 귀, 즉 머리 내부에 위치한 내이 구조였습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척추동물은 귀 안쪽에 신체의 균형과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정밀한 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우리는 방고리관 혹은 반고리관이라고 부릅니다. 이 방고리관 내부에는 림프액이라는 특수한 액체가 가득 차 있고, 벽면에는 아주 미세한 감각모들이 촘촘하게 돋아나 있습니다. 동물이 고개를 돌리거나 점프를 하여 몸이 회전하면, 관성 법칙에 의해 내부의 림프액이 출렁이면서 감각모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자극하게 됩니다. 이 자극을 받은 감각세포가 뇌로 신속하게 전기 신호를 보내면, 뇌는 현재 몸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기울어졌는지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근육에 명령을 내려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우리가 눈을 감고도 몸이 기울어졌는지 똑바로 서 있는지 알 수 있는 이유이자,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고양이가 공중에서 마법처럼 몸을 돌려 발로 착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이 방고리관 덕분입니다. 연구팀은 미세 단층 촬영기라는 고해상도 장비를 활용하여 실험에 참여한 호박두꺼비들의 머리 내부를 아주 정밀하게 스캔하고 그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분석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분석 결과가 모니터에 뜨는 순간 연구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호박두꺼비들이 지닌 방고리관의 크기는 일반적인 개구리들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작았으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척추동물을 통틀어 가장 작은 크기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몸집 자체가 워낙 작게 진화하다 보니, 머리통 속에 들어있는 내이와 방고리관 역시 극한의 수준까지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체 기관의 크기가 무작정 작아진다고 해서 물리적인 법칙까지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관성력과 액체의 표면장력, 점성 등의 물리적 특성은 방고리관이 작아질수록 독특한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에세나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호박두꺼비의 방고리관이 너무나도 작아진 탓에 그 좁은 관 내부에 들어있는 림프액의 절대적인 양이 지나치게 적어졌습니다. 관이 좁고 액체량이 적다 보니 점성에 의한 마찰력이 관성력보다 훨씬 커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호박두꺼비가 힘차게 점프를 하거나 공중에서 몸이 급격하게 회전하더라도 내부의 림프액이 시원하게 출렁이지 못하고 끈적하게 멈춰 있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즉, 액체가 충분히 움직여서 바닥의 감각모를 자극해 주어야 뇌가 상황을 파악할 텐데, 감각모를 건드릴 만큼 림프액이 흔들리지 못하니 호박두꺼비의 뇌는 자신이 공중에 떠서 뒤집히고 있는지, 옆으로 돌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전혀 받지 못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러가 계기판이 완전히 고장 난 채 짙은 안개 속을 비행하는 것과 다름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결국 이들은 도약하는 순간의 힘은 살아있어 공중으로 날아오를 수는 있지만, 몸이 뜨는 순간부터 우주 공간에 던져진 것처럼 완벽한 감각 상실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어떤 자세로 날아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으니 공중에서 착지 자세를 취하기 위한 근육 조절이나 방향 전환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저 중력의 법칙에 몸을 맡긴 채 바닥에 처박힐 때까지 무기력하게 회전할 뿐이며, 땅에 부딪히고 나서야 물리적인 충격으로 점프가 끝났음을 인지하게 되는 서글프고도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평형 감각의 극단적인 부재 때문에 호박두꺼비들은 평소 지상에서 생활할 때도 매우 독특한 행동 양식을 보입니다. 다른 개구리들처럼 경쾌하게 펄쩍펄쩍 뛰어서 이동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며, 평소에는 마치 나무늘보나 카멜레온처럼 아주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로 낙엽 위를 기어 다닙니다. 급한 일이 생겨서 조금 빨리 걸어보려고 시도해도 이내 갈팡질팡하며 서투른 모습을 보여주기 일쑤입니다. 작은 몸집을 얻기 위해 평형 감각의 핵심 기관을 희생해야 했던 진화의 역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점을 극복하는 치명적인 무기인 청산가리를 압도하는 강력한 맹독의 소유자
여기서 우리는 아주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포식자들과 천적이 득실거리는 척박하고 위험한 아마존의 열대우림 속에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착지도 못하며 걷는 것조차 느려터진 이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호박두꺼비들이 어떻게 멸종하지 않고 당당히 살아남아 대를 이어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새나 뱀, 거미, 심지어 다른 대형 양서류나 곤충들에게 있어 이토록 둔하고 작은 생명체는 그야말로 사냥하기 너무나 쉬운 최고의 간식거리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자연계의 적자생존 법칙에 따르면 진작에 도태되어 사라졌어야 정상일 것 같은 이 녀석들에게는, 신이 내린 것만 같은 엄청난 반전 카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에세나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이 밝혀낸 호박두꺼비의 생존 비결은 바로 그들의 작고 귀여운 온몸을 감싸고 있는 치명적인 독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치명적인 독을 가진 개구리라고 하면 중남미에 사는 화려한 색상의 독화살개구리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호박두꺼비 역시 그에 못지않게 선명한 주황색과 노란색 피부를 자랑하는데, 이는 자연계에서 나 건드리면 죽는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강력한 경고색입니다. 실제로 호박두꺼비들이 체내에 보유하고 있는 독성 물질을 분석해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복어의 치명적인 독으로 잘 알고 있는 테트로도톡신 성분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오직 이 종류의 두꺼비들에게서만 발견되는 옥소테트로도톡신이라는 특수한 변형 독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옥소테트로도톡신의 독성은 일반적인 복어 독보다 무려 네 배에서 다섯 배 이상 강력한 치명상을 입히는 물질입니다. 이는 인간에게도 소량만 치명적일 수 있으며, 몸집이 작은 열대우림의 소형 포식자들에게는 스치기만 해도 신경이 마비되고 심장이 멎어버리는 즉사급의 강력한 화학 무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숲속의 포식자들은 이 호박두꺼비를 한 번 경험하거나 본능적인 유전적 각인을 통해 절대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점프를 하다가 등 뒤로 자빠지든, 바닥에 대가리를 박고 데굴데굴 구르든 간에 천적들은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저 녀석은 건드리면 뼈도 못 추리는 무서운 놈이구나 하고 알아서 자리를 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호박두꺼비 입장에서는 굳이 포식자를 피해 번개처럼 도망칠 수 있는 민첩한 다리나 완벽한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전혀 없었던 것입니다. 어차피 아무도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니까요. 결국 형편없는 점프력과 느린 걸음걸이는 진화의 과정에서 생긴 치명적인 약점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맹독이라는 완벽한 방어 수단을 획득했기에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어 자연스럽게 퇴화하고 버려진 기능들의 흔적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입니다. 자연은 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 쪽 창문을 열어준다는 격언이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사례가 있을까 싶습니다.
소리 없는 세상에서 뼈로 빛나는 빛의 언어와 자외선 형광 패턴의 발견
호박두꺼비의 미스터리는 비단 점프력과 독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몸집이 극단적으로 작아지고 두개골 구조가 축소되면서 이들은 평형 감각뿐만 아니라 청각 기능에서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지난 2017년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캠퍼스의 진화 유전체 연구실에 근무하는 산드라 구두 연구원은 호박두꺼비 무리를 관찰하던 중 믿기 힘든 이상한 현상을 또 하나 발견했습니다. 호박두꺼비 중에서도 특히 브라키세팔루스 에피피움과 브라키세팔루스 피탄카라는 두 종의 경우, 번식기가 되면 일반 개구리들과 마찬가지로 목청을 높여 짝을 찾는 울음소리를 열심히 내뱉었습니다. 숲속 낙엽 사이에서 삐익삐익 대며 소리를 지르는데, 정작 바로 옆에 있는 동종의 다른 호박두꺼비들은 그 소리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연구팀이 이들의 머리와 귀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해 본 결과, 이 개구리들에게는 놀랍게도 소리를 받아들이는 고막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더욱이 내이 속 청각 신경을 담당하고 소리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핵심 조직들마저 흔적만 겨우 남아있을 뿐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완전히 퇴화한 상태였습니다. 즉, 이들은 목청껏 소리를 지를 수는 있지만 정작 자신을 포함한 동료들의 목소리를 단 한 데시벨도 듣지 못하는 완벽한 청각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입니다. 개구리에게 있어서 울음소리는 종의 번식과 생존을 위한 절대적인 소통 수단입니다. 암컷은 수컷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듣고 머나먼 길을 찾아와 짝짓기를 하고 대를 이어가는데, 소리를 아예 들을 수 없다면 도대체 이들은 암흑 같고 복잡한 열대우림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알아보고 사랑을 나누며 대를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산드라 박사 역시 처음에는 이들이 소리 대신 입을 크게 벌리거나 앞발을 격하게 흔드는 시각적인 제스처를 통해 일종의 수화를 하며 정보를 교환할 것이라 추측하고 관찰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에 이르러 연구팀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대자연의 경이로운 반전을 목격하게 됩니다. 실험실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듣지 못하는 호박두꺼비 두 종에게 자외선 랜턴을 비추어 보았을 때의 일입니다. 가시광선 아래에서는 그저 평범한 주황색 꼬마 두꺼비에 불과했던 녀석들의 머리와 등 척추 부위에서, 갑자기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푸르고 영롱한 형광 패턴이 선명하게 발현되며 빛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피부에 특수한 발광 물질이 묻었거나 피부 세포 자체가 빛을 내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밀 분석 결과 빛의 근원은 피부가 아닌 피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뼈 자체였습니다. 호박두꺼비들은 작은 몸집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피부 두께가 고작 7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극단적으로 얇아졌고, 피부 속 멜라닌 색소마저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결과 자외선을 받으면 뼈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청색 형광빛이 얇은 피부를 고스란히 통과하여 외부로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지금껏 자연계에서 피부나 체액, 혹은 림프액이 형광을 발하는 양서류는 간혹 보고된 적이 있었지만, 이처럼 골격 즉 뼈 자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형광등처럼 빛을 발산하는 개구리는 인류 과학 역사상 호박두꺼비가 최초였습니다. 이 놀라운 형광 패턴의 진정한 가치는 이 빛이 올챙이나 새끼 시절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번식이 가능한 완벽한 성체로 자라났을 때만 비로소 발현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산드라 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호박두꺼비들이 귀가 퇴화하여 소리로는 소통할 수 없게 되자, 번식기가 되었을 때 서로를 알아보고 짝을 찾기 위해 이 푸른 형광 뼈의 빛을 아바타의 신호처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비록 귀는 멀었을지언정 온몸의 뼈를 빛내어 사랑을 속삭이는 그들의 진화적 몸부림은, 생명이 가진 번식에 대한 집념과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이 작은 생명체가 보여주는 깨진 상식들과 이를 과학으로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대자연이 숨겨둔 묘한 매력과 진정한 과학의 재미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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