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의 비밀 대륙 서쪽에만 유독 사막이 집중되는 과학적인 이유

대부분의 사막은 뜨거운 태양 에너지가 가득한 적도 부근에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명한 아열대 사막들은 위도 25도 부근의 대륙 서쪽에 집중되어 분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과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전향력, 차가운 한류와 해수의 용승 현상, 그리고 거대한 산맥들이 만들어내는 비 그늘 효과가 결합하면서 대륙의 동쪽과 서쪽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대륙 서쪽에 사막이 발달하는 원리와 더불어 기후 상식을 뒤엎는 예외적인 사막 지대의 형성 비밀까지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륙 서쪽 사막 형성의 근본적인 원인과 헤들리 순환의 역할

지구상의 거대한 사막들이 왜 하필 특정 위도대와 대륙의 서쪽에 몰려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기의 거대한 흐름인 헤들리 순환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태양 에너지를 가장 강하게 받는 적도 부근에서는 공기가 뜨거워지면서 지속적으로 위로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상승한 공기는 다량의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어서 하늘 위에서 거대한 비구름을 형성하고 적도 주변에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적도 부근에는 울창한 열대 우림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비를 모두 뿌리고 건조해진 공기는 상층에서 점차 고위도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차츰 차가워지면서 무게가 무거워져 남북위 위도 25도 부근에서 다시 지표면을 향해 아래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처럼 적도에서 상승하여 위도 25도 부근에서 하강하는 대기의 거대한 순환 과정을 과학적인 용어로 헤들리 순환이라고 부릅니다. 위도 25도 부근은 이 지속적인 하강 기류 때문에 지표면이 상대적으로 고기압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고기압 중심부에서는 공기가 누르기 때문에 비구름이 형성되기 어렵고 날씨가 흐려지거나 비가 내리는 일이 거의 없이 기후가 매우 건조해집니다. 게다가 남북 회기선이 위치한 이 위도대는 태양 고도가 높아 기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고온 건조한 아열대 고압대가 형성되며 이 주변을 따라 세계적인 사막들이 띠를 이루며 분포하게 됩니다. 사하라 사막을 비롯하여 호주 사막, 남미의 아타카마 사막 등이 모두 이 위도대에 걸쳐 있습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같은 위도대라 할지라도 대륙의 전체 면적에 걸쳐 사막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유독 대륙의 서쪽 해안을 중심으로 사막이 발달하고 동쪽에는 사막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북미, 남미, 남아프리카, 호주 대륙을 보면 모두 사막이 생길 수 있는 위도대 내에서 서쪽에만 사막이 뚜렷하게 분포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대륙 동쪽에 사막이 없는 이유와 바람 및 해류의 상호작용

대륙의 동쪽 기후를 풍요롭고 습하게 만들어 사막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주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바람과 따뜻한 해류의 상호작용입니다. 여름철이 되면 육지는 바다보다 비열이 낮기 때문에 태양열에 의해 훨씬 빠르게 가열됩니다. 육지 위의 공기가 뜨거워져 위로 상승하면 육지 표면은 공기 밀도가 낮아져 저기압 상태가 되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시원한 바다 표면은 공기 밀도가 높아 고기압 상태가 됩니다. 바람은 항시 기압이 높은 고기압에서 기압이 낮은 저기압 방향으로 불어 나가게 되는데 이때 지구가 스스로 도는 자전 현상 때문에 중요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지구 자전으로 발생하는 전향력의 영향으로 대기의 흐름이 꺾이게 되는데 북반구에서는 바람이 대체로 시계 방향으로 돌며 불어 나가고 남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며 불어 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바람의 순환 패턴 속에서 북미 대륙의 동쪽을 살펴보면 저위도의 따뜻한 바다로부터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대륙 내부를 향해 지속적으로 불어 들어오는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특히 북미 동부 해안에는 적도 부근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난류인 멕시코 만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난류 위를 지나며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열을 공급받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대륙 동쪽에 주기적으로 풍부한 비를 내리게 만듭니다. 이 덕분에 북미 동부는 아열대 고압대 위도에 걸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막이 되지 않고 울창한 숲과 비옥한 토지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남반구의 대륙 동쪽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남아프리카 대륙 동부 해안이나 호주 동부, 남미 대륙 동부는 남반구의 공기 순환에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꺾여 들어오는 남동 무역풍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바람들은 모두 따뜻한 열대 바다를 지나오면서 막대한 습기를 머금은 채 대륙 동쪽으로 불어오기 때문에 대륙 동부 지역에 지속적인 강수를 유도하며 사막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줍니다.


대륙 서쪽을 메마르게 만드는 차가운 한류와 용승 현상 및 비 그늘 효과

반면 대륙의 서쪽 해안은 동쪽과는 정반대의 환경 조건이 형성되어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됩니다. 북미 대륙 서부 해안의 경우 고위도 지역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차가운 해류인 캘리포니아 해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낮으면 그 위의 공기도 함께 차가워지는데 차가운 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에 가라앉으려는 성질을 가집니다. 즉 공기가 위로 솟구쳐 오르는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지 않고 대기 구조가 매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대류 활동이 일어나지 않으니 수증기가 있어도 하늘 높이 올라가 비구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 서부 해안선을 따라 부는 강력한 바람은 바다 표면의 따뜻한 물을 먼바다 쪽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밀려 나간 표층 해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바다 깊은 곳에 있던 차갑고 영양분이 풍부한 심층수가 위로 솟구쳐 올라오게 되는데 이를 과학계에서는 용승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이 용승 현상으로 인해 대륙 서부 해안의 바닷물 온도는 더욱 낮아지게 되며 상승 기류의 억제 효과가 극대화되어 주변 육지의 사막화를 가속화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대륙 서부에는 지형적인 장벽까지 존재합니다. 미 서부 해안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캐스케이드 산맥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은 해안가에서 어렵사리 만들어진 미미한 구름이나 습기마저 대륙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완전히 가로막아 버립니다. 바람이 산맥을 타고 타고 올라가면서 해안가 쪽에만 겨우 비를 조금 뿌린 뒤 산맥을 넘어 대륙 안쪽으로 내려올 때는 극도로 건조한 바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지형적 현상을 비 그늘 효과라고 부르며 이 때문에 산맥 뒤편의 대륙 서부 내륙 지역은 더욱 철저하게 메마른 땅이 됩니다. 남반구의 남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남이브 사막과 칼라하리 사막 역시 벵겔라 해류라는 차가운 한류와 용승 현상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손꼽히는 남미의 아타카마 사막 또한 거대한 안데스 산맥이 동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무역풍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동시에 서쪽 해안의 차가운 훔볼트 해류와 용승 작용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극단적인 건조 기후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적도와 온대 기후의 예외 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 사막과 파타고니아 사막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대륙 서쪽의 사막화라는 일반적인 법칙 외에도 지형과 거대 대륙의 배치에 따라 상식을 깨는 예외적인 사막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아프리카의 뿔이라 불리는 소말리아 지역입니다. 소말리아는 위도상 부귀 10도에서 남이 10도 사이의 적도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원래대로라면 울창한 콩고 밀림처럼 비가 쏟아지는 열대 우림 기후가 나타나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소말리아는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첫 번째 이유는 적도 수렴대의 독특한 이동 패턴 때문입니다. 적도 수렴대는 무역풍들이 모여 강한 상승 기류를 만들고 연중 비를 내리게 하는 강수대인데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는 일직선이 아닌 거대한 곡선 형태로 왜곡되어 있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이 급격히 가열되면서 엄청난 크기의 저기압이 발달하게 되고 이 강력한 저기압이 적도 수렴대를 위도 30도 이상 북쪽으로 크게 끌어당겨 버립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지역은 계절에 따라 적도 수렴대의 중심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며 비가 내릴 수 있는 기간이 극도로 짧아집니다. 두 번째 이유는 소말리아 해안을 따라 부는 바람과 용승 현상입니다. 적도 수렴대가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남동 무역풍이 적도를 통과하게 되는데 이때 전향력에 의해 바람의 방향이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소말리아 해안선과 평행하게 부는 남서풍으로 변합니다. 이 바람이 해안의 표층수를 밀어내면서 바다 깊은 곳의 차가운 심층수를 끌어올리는 강한 용승 작용을 유발하고 수온이 낮아진 소말리아 앞바다는 비구름의 생성을 철저히 억제합니다. 습기가 내륙으로 향하더라도 높은 에티오피아 고원지대가 장벽 역할을 하여 소말리아는 적도 안의 사막으로 남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남미의 남쪽 끝에 위치한 파타고니아 사막은 남이 40도에서 55도 사이의 온대 기후대에 속해 있어 사막이 생길 수 없는 환경임에도 사막이 된 사례입니다. 이 지역은 상시적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편서풍 지대인데 남북으로 길게 솟아오른 안데스 산맥이 이 편서풍을 정면으로 막아섭니다. 대서양의 습기가 산맥을 넘지 못해 서쪽 사면에는 많은 비와 눈을 내리지만 산맥을 넘어 동쪽 파타고니아 지방으로 내려올 때는 완전히 메마른 바람이 됩니다. 대서양 쪽에서 불어오는 남동 무역풍마저 파타고니아의 푹 들어간 지형적 위치 때문에 비껴 지나가면서 파타고니아는 온대 위도에 존재하는 차갑고 황량한 사막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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