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생태계를 뒤흔든 사탕수수 두꺼비 전쟁의 모든 것
호주 정부가 사탕수수 해충을 잡기 위해 도입한 사탕수수 두꺼비가 오히려 토착 생태계를 파괴하며 재앙이 된 과정을 상세히 살펴봅니다. 1935년부터 시작된 이 비극적인 역사는 인간의 욕심과 안일한 생태학적 이해가 초래한 결과이며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진화의 대결과 해결을 위한 과학적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사탕수수 두꺼비의 도입 배경과 초기 오판의 역사
호주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환경 덕분에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온 나라입니다. 하지만 1935년 호주 정부는 사탕수수 농사의 골칫거리였던 사탕수수 딱정벌레를 퇴치하겠다는 명목으로 중남미 원산의 사탕수수 두꺼비를 들여오는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당시 퀸즈랜드 북부 지역은 사탕수수 재배 면적은 넓어지는데 해충으로 인해 수확량이 늘지 않아 농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특히 사탕수수 딱정벌레의 유충이 뿌리를 갉아먹고 성충이 잎을 해치는 문제는 지역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소였습니다. 이때 호주 당국이 주목한 것이 바로 하와이와 푸에르토리코에서 해충 방제에 성공했다는 사탕수수 두꺼비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았던 시절이라 단순히 다른 나라에서 성공했으니 우리도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물론 모든 과학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저명한 곤충학자였던 월터 윌슨은 이 두꺼비가 과거 호주를 초토화했던 토끼나 선인장처럼 또 다른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그는 외래종의 무분별한 도입이 가져올 불확실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소수 의견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결국 1935년 6월 사탕수수 두꺼비 102마리가 호주 땅을 밟게 됩니다. 그리고 2년도 채 되지 않아 약 6만 2천 마리가 퀸즈랜드 전역에 방사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입 직후부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정작 두꺼비들은 사탕수수 딱정벌레를 거의 잡아먹지 않았던 것입니다. 딱정벌레 성충은 사탕수수 윗부분에 살고 유충은 땅속 깊이 사는데 두꺼비는 주로 지표면에서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두꺼비의 입장에서는 굳이 딱딱하고 잡기 힘든 딱정벌레를 먹지 않아도 주변에 먹을 수 있는 토착 곤충과 소형 동물이 넘쳐났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이자 생물학적 특성을 무시한 안일한 판단이 불러온 참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선인장 방제 성공이 준 독이 든 성배와 오만함
사탕수수 두꺼비 도입을 강행했던 배경에는 사실 선인장 방제의 성공이라는 달콤한 기억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18세기 영국 함대가 호주에 들어올 때 염료 산업을 목적으로 부채선인장을 들여왔는데 이것이 호주 기후에 너무 잘 적응해 버려 농경지를 뒤덮는 재앙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선인장은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며 숲을 점령했고 사람들은 불태우거나 베어내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번식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이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아르헨티나에서 들여온 선인장명나방이었습니다. 이 나방의 유충은 오직 선인장만을 먹고 자라는 특성이 있었고 1920년대에 투입된 나방들은 불과 몇 년 만에 호주 전역의 선인장을 초토화하며 농경지를 회복시켰습니다. 퀸즈랜드 주 사람들은 이 나방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곤충 기념비와 기념관까지 세울 정도로 감격했습니다. 이 성공 사례는 호주 정부와 과학자들에게 생물학적 방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선인장명나방과 사탕수수 두꺼비는 근본적으로 달랐습니다. 나방은 오직 선인장만을 먹는 전문화된 포식자였던 반면 두꺼비는 입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먹는 잡식성 포식자였습니다. 또한 두꺼비는 자신을 보호할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월터 윌슨과 같은 과학자들은 선인장 방제의 성공이 특수한 경우임을 경고했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그의 우려를 치료할 수 없는 편견이라며 조롱했습니다. 성공의 기억에 도취한 인간의 오만함이 생태계의 복잡한 먹이사슬을 단순하게 평가하게 만들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하게 만든 것입니다. 저 역시 과거의 성공 경험에 갇혀 새로운 위험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이 대목을 보며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치명적인 독이 초래한 생태계 대재앙과 연쇄 반응
사탕수수 두꺼비가 본격적으로 번식하기 시작하면서 호주의 토착 생물들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 두꺼비의 가장 무서운 점은 머리 뒤쪽 독선에서 분비되는 부포톡신이라는 강력한 신경독이었습니다. 이 독소는 심장 박동에 관여하는 나트륨 칼륨 펌프를 망가뜨려 이를 섭취한 포식자를 즉사시키는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합니다. 호주의 포식자들은 평생 이런 독을 가진 생물을 본 적이 없었기에 두꺼비를 손쉬운 먹잇감으로 착각하고 사냥했다가 무더기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피해는 광범위했습니다. 쿨과 같은 유대류부터 붉은배검정뱀 왕도마뱀에 이르기까지 호주의 상위 포식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민물악어의 피해였습니다. 시드니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두꺼비가 진출한 지역의 민물악어 개체수가 무려 77퍼센트나 급감했습니다. 생태계의 최정점에 있는 악어조차 두꺼비 한 마리를 잘못 먹고 죽어나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한 종의 멸종 위기를 넘어 먹이사슬 전체의 붕괴를 의미했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은 두꺼비 도입 이후 사탕수수 수확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리처드 샤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두꺼비가 도입된 후 이를 먹고 왕도마뱀들이 죽자 왕도마뱀의 먹이였던 딱정벌레와 토착 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포식자가 사라진 환경에서 해충과 쥐들은 마음껏 사탕수수를 갉아먹었고 생태계의 균형은 완전히 깨져버렸습니다. 인간이 생태계의 실타래 하나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전체 시스템이 엉망이 된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인위적인 개입이 얼마나 무서운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진화하는 두꺼비와 인류의 처절한 반격
도입된 지 90여 년이 지난 지금 사탕수수 두꺼비는 호주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1년에 약 10에서 15킬로미터 정도 이동하던 속도가 최근에는 1년에 50킬로미터 이상으로 빨라졌습니다. 과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서쪽으로 진출하는 선봉대 두꺼비들의 다리 길이가 과거보다 15퍼센트 이상 길어졌음이 밝혀졌습니다. 경쟁이 심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서식지를 선점하기 위해 다리가 긴 개체들 위주로 자연 선택이 일어난 것입니다.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 최근에는 척추 관절염에 걸린 두꺼비들까지 발견될 정도라고 하니 그 생존 본능이 경이로우면서도 두렵게 느껴집니다. 이에 맞서 호주 정부와 과학자들도 기발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소시지 작전입니다. 두꺼비 고기로 만든 소시지에 구토제를 넣어 하늘에서 살포하는 방식인데 이를 먹고 배탈이 난 토착 포식자들이 앞으로는 사탕수수 두꺼비를 먹지 않도록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일종의 미각 혐오 학습을 이용한 생존 전략입니다. 또한 두꺼비 올챙이들의 식인 풍습을 이용한 트랩이나 수컷만 태어나게 하는 유전자 조작 기술 등 첨단 과학 기술이 총동원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두꺼비 가죽으로 지갑이나 벨트를 만들어 파는 궁여지책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탕수수 두꺼비의 확산을 완벽히 막기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 사건을 보며 느낀 가장 큰 교훈은 인간의 욕심이 부른 결과는 반드시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입니다. 토끼로 실패했음에도 선인장의 성공에 눈이 멀어 다시 두꺼비를 들여온 역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낙관론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자연은 결코 우리가 지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지구의 미래를 위해 생태계 보호와 보존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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