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바다였던 적이 없었던 우유니 소금사막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은 그 압도적인 풍경 덕분에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로 꼽힙니다. 하지만 100억 톤의 소금이 깔린 이 거대한 대지가 사실 바다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4만 년 전부터 시작된 우유니 소금 사막의 경이로운 탄생 비밀과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증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화석이 말해주는 진실, 우유니는 바다가 아니었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지평선과 엄청난 양의 소금을 보면 누구나 이곳이 과거에 바다였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지질학자들이 지하 121m까지 시추하여 수천 개의 샘플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조개껍데기나 물고기 뼈, 바다 플랑크톤 같은 해양 생물의 화석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과거 바다였던 지형이 솟아올라 형성된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 소금 광산에서 수많은 암모나이트 화석이 발견되는 것과는 완전히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결정적으로 안데스산맥은 대륙판끼리 충돌해 바다 밑바닥이 솟아오른 구조가 아니라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이러한 지질학적 특성상 바닷물이 해발 3,000m가 넘는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40층 빌딩 높이의 거대 호수가 남긴 흔적
우유니의 미스터리를 푼 주인공은 고대 호수들이었습니다. 1882년 지질학자 존 민친은 우유니 북쪽 투누파 화산 허리에서 물결 자국과 퇴적층이 계단식으로 남은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에 거대한 호수가 있었다는 사실이 직감되었고, 이후 정밀한 연대 측정 기술을 통해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밝혀졌습니다. 약 4만 3천 년 전 빙하기 시절, 이곳에는 우리나라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거대한 '민친 호수'가 존재했습니다. 당시에는 강수량이 지금보다 세 배나 많아 안데스의 빙하 녹은 물이 분지로 쏟아져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후 약 2만 6천 년 전에는 수심이 무려 140m에 달하는 '타우카 호수'가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걷는 소금 사막 위로 40층 빌딩이 통째로 잠길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민물이 찰랑거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안데스 암석에서 씻겨 내려온 소금과 리튬의 축복
바다도 아닌데 왜 이토록 짠 소금 사막이 되었을까요? 그 비밀은 안데스산맥을 이루는 암석에 있습니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안산암과 유문암에는 나트륨 성분이 풍부한 장석이라는 광물이 들어있습니다. 수만 년 동안 내린 비와 눈이 이 암석 속의 나트륨을 씻어내 호수로 실어 날랐고, 화산 지대의 온천수와 가스에서 나온 염소가 이 나트륨과 만나 염화나트륨, 즉 소금을 만들어냈습니다. 우유니는 사방이 산맥으로 막힌 폐쇄 분지였기에 고인 물이 바다로 나갈 길이 없었습니다. 강렬한 태양 아래 물은 증발하고 소금만 농축되어 쌓이기를 반복한 결과, 오늘날 100억 톤에 달하는 소금층이 형성된 것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리튬 성분도 함께 농축되어 전 세계 매장량의 약 22%가 이곳 지하에 매장되는 천연 자원의 보고가 되었습니다.
산호초처럼 보이는 기묘한 바위의 정체, 스트로마톨라이트
우유니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인카와시 섬'에는 여행객들을 헷갈리게 하는 기묘한 바위들이 가득합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이 마치 바다의 산호초처럼 보여 "역시 이곳은 바다였다"라고 결론짓게 만들곤 합니다. 그러나 이 바위들의 정체는 산호가 아닌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생물학적 암석입니다. 과거 고대 호수에 살던 남세균과 조류들이 광합성을 하며 분비한 점액질이 탄산칼슘과 결합해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는 우유니가 바다가 아닌 담수 혹은 염도가 있는 호수 환경이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생물학적 증거입니다. 결국 우유니 소금 사막은 안데스산맥에서 시작된 물방울이 4만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행하며 남긴 거대한 흔적입니다. 우기에 거울처럼 하늘을 담아내는 그 아름다운 풍경은 사실 4만 년 전 거대했던 고대 호수의 환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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